한 달 정도 꾸준히 하다 보니, 이제 한달음에 5km 정도는 달릴 수 있게 되었어요. 3년만에 다시 러닝 모임에 참여해 보고 있습니다. 요즘 어딜 가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준 마라토너' 같은 달리기 선수님들도 함께하지만, 모임장님도 초보, 저도 초보, 그저 편한 마음으로 함께 달리는 자체에 더 의미를 두고 있어요. 역시 안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하는 게 낫더랍니다. 부담없이 하고 싶은 만큼 해 보고 있죠.
안녕하세요. 님. Team DAY1 재석입니다.
오늘은 조금 숨 가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나답레터>를 통해 제가 종종 전해 드렸던 주제 중 하나가 운동이었는데요. 단순히 '좋아한다'는 말로는 부족할지도 모르겠네요. 제 생활의 커다란 축 중 하나가 바로 운동이기도 하니까요.
사회인 야구를 꾸준히 한 지는 15년이 넘었고, 중간중간 쉬었던 기간은 있지만 농구 동호회 활동도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저에게 야구는 크으... 어렸을 적 먼지나던 학교 운동장이나 동네 공터 흙바닥에서의 추억을 갖고, 이제는 유니폼을 제대로 갖춰 입고 정식 규격의 야구장 타석에 들어설 때의 그 기분! 경기에 나가서 실수를 좀 해도 안타 없이 게임을 마쳐도 그저 좋아요ㅎㅎ 해가 갈수록 순발력도 떨어지고 성적도 한 단계씩 내려가고 있지만 그래도 배트를 휘두르며 공이 정타로 맞을 때의 손맛은 제 오랜 로망이자 삶의 활력소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운동에 대해 나름 구력이 긴 저에게도 참 넘기 힘든 벽이자, 마음처럼 되지 않는 '취약 과목'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달리기예요.
꾸준히 할 자신이 없어도? 그냥 해 보는 것도 괜찮아요
우리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늘 '지속가능성'을 고민합니다. '내가 이걸 꾸준히 할 수 있을까?', '중간에 그만두면 안하느니만 못한 거 아닐까?' 라는 질문들이 발목을 잡곤 하죠. 저 역시 그랬습니다. 농구나 야구처럼 역동적인 게임 형식이 아닌,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나의 호흡과 발걸음에 집중해야 하는 달리기는 제게 늘 숙제 같았거든요. 지난 호진님의 <나답레터 #138 시작을 쉽게 하는 방법>에 쓰여 있던 것처럼 '그냥 시작하면 될 것'을 이런 저런 '마음의 문제'로 온갖 구실을 붙여 미루기만한 적도 있고요.
하지만 요즘 저는 의도적으로 새로운 생각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그 생각은 그냥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는 게 시작도 안하는 것보다 백 배는 낫다는 단순한 거예요. 일하면서 터득한 것에 빗대어 보면, '실행의 가설 검증'이라고도 할 수도 있겠네요. 우리는 머릿속으로 '내가 이걸 잘할 수 있을까?'라며 수만 가지 시뮬레이션을 돌리지만 사실 그건 실제 데이터가 없는 추측일 뿐입니다. 때로는, 아니 많은 경우에 '진짜 내가 얼마나 할 수 있는지, 이 일이 나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 혹은 나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는 오직 '몸으로 부딪혀 본 데이터'만이 말해줄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자전거 출퇴근을 했던 익숙한 양재천 길에서
매주 그냥 '완주'를 목표로 달려보고 있습니다.
배울 건 배우되, 나만의 속도와 호흡으로
제가 참여하는 모임의 룰은 매주 토요일 아침 7시에 멤버들이 다 같이 모여서 뛰고, 평일에는 각자의 러닝이나 운동 루틴을 인증하는 방식이에요. 모임 멤버들이 아니더라도 제 주변에는 정말 대단한 분들이 많습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해외 마라톤 대회까지 원정을 떠나시는 <나답레터> 필진 호진님을 비롯해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시는 분들도 여럿 계십니다.
매주 모여서 달리는 토요일에도
각자 달리는 평일에도 멤버분들이 보내 주시는 인증샷에 에너지가 돋고
사진 속 풍경들은 아침을 열면서 기분 전환에도 좋아요 🙂
실력은 미천하지만 저는 그냥 달려 보는 거예요. 그래도 2, 3km까지는 가뿐히 뛰다가 4~5km를 지날 때 호흡이 어떻게 변하는지, 10km를 넘어서면 다리가 얼마나 당기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지 직접 겪어보고 싶을 뿐입니다. 머리로 예측하는 것과 내 다리와 평소 잘 쓰지 않던 근육들이 반응을 보이는 실전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니까요. 잘하는 사람을 보며 기죽기보다는 '오, 저 분은 저런 데이터를 쌓았구나. 그럼 나는 오늘 나의 데이터를 쌓아 봐야지'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집니다. 완료주의~!
마라톤 대회에 나가보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알아보거나 신청해 본 적은 없었는데요. 저희 모임의 명확한 목표 덕에 곧 생애 첫 마라톤 대회에 나가지 않을까 싶네요.
모임의 첫번째 목표는 5km로 시작했던 달리기 거리를 매월 1km씩 늘리는 것. 이번달에는 매번 7km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면 4월이 되는 다음주부터는 8km를 목표로 하게 되겠죠.
그리고 두번째, 다가오는 5월, 마라톤 대회에 다 같이 출전하는 거예요. 사실... 그런 목표가 어떻게 정해졌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 모임 단톡방 알림을 꺼 놓고 있었던 어느날... 쉴새 없이 쏟아진 메시지 속에 파묻혀 있던 계획 중 하나더라고요. 아직 구체적인 참여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저는 아마도 10km 단축 코스를 신청하게 될 거예요. 호옥시나~ 컨디션이 좋다면 하프 마라톤에 도전할 의향도 있습니다.
제 인생 첫 마라톤 대회가 될 거예요. 누군가에게는 10km가 가벼운 조깅일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할 수 있을지 없을지 고민하던 시간을 지나 일단 해본 시간'으로건너가는 커다란 상징이 될 거라 생각해요. 잘 뛰고 못 뛰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출발선에 서서 결승선까지 내 몸을 데려다 놓는 그 경험 자체가 제 인생의 귀중한 '실행 데이터'가 될 겁니다.
님에게도 우선 실행하고 보는 '일단'의 시간이 있으신가요? 시도하지 않으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에 취약한지 아는 것조차 어려울 거예요. 때로는 해봐야 알 수 있고 해봐야 고칠 수 있으며, 해봐야 비로소 내 것이 됩니다.
혹시 '끝까지 못 할 것 같아서' 망설이고 있는 일이 있다면, 작은 시작으로 이번 주말까지 딱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서툰 시작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려줄 거예요. 또또 응원합니다. 또 봬요~!
사람들은 익숙하고 편리한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잖아요. 누구나 갖고 있는 DNA입니다. 전혀 이상할 게 없죠. 포털의 브랜드마케팅팀에서 첫 회사 생활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GS샵, 인터파크, SPC 등 이커머스 회사와 뷰티 콘텐츠를 다루는 스타트업 잼페이스에서 또 다른 시도들을 거듭하며 '익숙함의 DNA'에 변이가 일어났습니다. '매일 새로운 마음가짐의 직업인'으로 저를 소개해 드립니다. 변화의 앞자락에 서 있는 IT 회사에서 새로운 차원의 지도 '로드뷰',
그리고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오는 시기에 처음으로 ‘모바일웹’ 서비스의 브랜딩과 마케팅을 담당했어요. 이후 콘텐츠와 커머스 분야에서 크고 작은 캠페인 기획, 마케팅 일을 하며 새롭게 시작되는 프로젝트에 익숙해졌습니다. 점점 더 호흡이 빨라지는 세상에서 항상 열린 마음으로 일을 대하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