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시작하며 2026년의 첫 번째 나답레터를 쓴 게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한 바퀴를 돌아 제 차례가 되었네요. 그 사이 1월도 훌쩍 지나가 버렸고요.
2026년의 첫 달을 잘 보내셨을까요? 초심이 흔들리고, 작심삼일인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된다면 우리의 진정한 2026년의 시작은 설날부터라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랄게요. 다시 심기일전하시며 설을 기다려 보시며 희망차게 2026년을 설계해 보세요.
우선 이번주 레터를 쓰기에 앞서 호기님의 뉴스레터에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제 책을 읽고 리뷰를 나답레터를 통해 남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첫 번째 버킷리스트를 쓸 때 호기님께서 자신을 위한 것이 없다면서 아쉬워 하셨는데 올해는 꼭 '나'를 위한 일들을 버킷리스트에 하나씩 채워보시길 바랄게요.
더불어 올해를 제대로 시작하고 싶으신 분들은 나만의 2026년 버킷리스트를 100개까지, 그게 어렵다면 50 개 정도 아니면 30개라도 써 보시길 추천드려요. 특별한 2026년이 펼쳐질 겁니다.
저는 지금 아이와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 중입니다. 아들의 초등학교 졸업을 기념하여 계획한 여행이었는데 겨울에 비가 이렇게 많이 내리는 줄 몰랐습니다. 덕분에 항상 일기예보를 확인해야 하고, 우산을 지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네요. 게다가 바람도 강해서 우산이 뒤집히는 경우도 자주 있고, 신발도 축축하게 젖은 채로 다니곤 하네요.
이쯤 되면 망한 여행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워낙 비오는 여행에 익숙해서인지 우중 여행에서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습니다. 특히나 날씨가 안 좋다가 갑자기 좋아지면 저도 모르게 감탄하면서 짧은 순간을 즐깁니다. 시간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니 더 집중해서 여행지를 즐기고 있습니다.
덕분에 감사한 순간도 몇 번 마주하게 됐어요. 마드리드에 도착한 순간에는 무지개가 짠 하고 떠 있더군요. 반가웠어요. 포르투에서는 일몰을 보러 밖으로 나갔다가 비바람에 포기하고 돌아왔는데 다시 해가 반짝 하고 떠서 부랴부랴 다시 언덕을 올랐더니 여유롭게 포르투의 해질 무렵을 즐길 수 있었어요. 날이 안좋아서 사람이 거의 없었거든요.
하루 종일 비가 오지 않는 날에는 자전거를 타고 바다까지 휭하고 다녀오는 호사도 누릴 수 있었네요. 비가 오지 않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하더군요.
비가 오는 것을 기본값으로 생각하기
사실 저의 별명은 '최호우'입니다. 비를 부르는 남자라는 뜻이죠. 여행을 갈 때마다 비가 와서 불려진 별명입니다. 혹시나 여행 중에 비가 온다면 제가 근처에 있을 지도 모르죠.
그래서일까요? 저는 여행을 할 때 기본 값을 비가 내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정하면 의외로 만족도가 올라갑니다. 맑은 하늘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비가 오면 우울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잠깐 갠 하늘이 그렇게 감사할 수 없답니다. 그게 큰 선물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게다가 날이 안좋은 시즌이 주는 여행의 기쁨이 하나 더 있습니다. 당연한 거겠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가성비 여행이 가능합니다. 또한 맛집들도 생각보다 덜 붐벼서 곧장 들어갈 수 있고요.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덕에 소매치기에 대한 위험도 덜 한 편입니다.
억지로 긍정회로를 돌리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게 제가 바로 여행을 즐기는 방법입니다. 가장 안좋은 상황을 기본 값으로 생각하면서 좋은 상황을 선물처럼 받아들입니다. 기대치를 높이기 보다는 안좋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좋아하는 순간들을 담아 가는 것이지요.
당연한 건 없더라고요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여행 중에 겪은 것들이 저에게는 또 다른 생각거리를 주기 때문인데요. 이번 여행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비단 여행 뿐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저의 기본값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살다보면 일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긍정적인 일들을 기본값으로 생각해서 당연하다고 여기게 됩니다. 그래서 누군가 제게 배풀어 주는 호의나, 수많은 행운들에 대해서 감사함을 놓칠 때도 많은 것 같더라고요. 오히려 사소한 실수나 안좋은 것에 대해 실망하고 안타까워 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았네요.
그래서 이번 여행을 통해 제 삶의 기본 값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수많은 행운에 감사하며, 안좋은 상황들에 대해서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을 다시 다지게 됩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여행이 곧 마무리 되는데요. 지금의 마음가짐을 잘 받아서 또 힘차게 살아보려합니다. 이 뉴스레터를 받아 보시는 분들도 일상에서 짧은 여행을 다녀오시면서 삶의 기본 값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