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시간 :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시간은 우리가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인지하는 속도의 물리적인(정확하게는 물리적인 실체는 없지만 물리적인 변화를 통해 알 수 있는) 시간과 특정한 사건들에 따라 심리적으로 불규칙한 속도로 느낄 수 있는 시간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전자는 '크로노스', 후자는 '카이로스'라고 정의하기도 해요. 둘 다 고대 그리스어이고요. 크로노스가 모두에게 공평하고 동일하게 주어지는 객관적인 시간이라면,카이로스는 우리 각자가 다른 속도로 느끼는 심리적인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카이로스는 연속적인 흐름이 아닌 특정한 시점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크로노스가 가진 의연함의 속성이 변할 리는 없고...(후략)
1월의 마지막 화요일입니다. 새해 결심을 다지며 해돋이의 설렘을 느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달력은 벌써 한 장을 넘길 준비를 하고 있네요. 여러분의 1월은 어떤 풍경이었나요?
저의 1월은 그야말로 '폭풍 전야'와 '폭풍 한가운데'를 왔다갔다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웰니스 Wellness'를 컨셉으로 한 5개의 공간을 하나의 클러스터로 묶어 오픈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거든요. 이미 두 곳은 문을 열었고, 2월 초면 나머지 공간들도 세상에 나옵니다. 아직도 변수가 많은 공사 현장의 일정에 맞춰 마케팅 활동들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 일정의 변동성과 기획 범위 등 변수에 신경도 많이 쓰이고 숨이 턱턱 차오를 만큼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지난주 금요일 새벽까지 내리던 눈.
이번 겨울은 비교적 포근하게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이날 내리던 눈도 조용조용 느린 속도로 그러나 긴 시간 내리더라고요.
1월의 제 속도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참 묘한 일입니다. 예전 같으면 일에 대해 더 예민해지기도 하고, 챙겨야 할 수십 가지 일들에 매몰되어 '시간이 순삭됐다'며 한숨을 내쉬었을 법도 한데, 지금은 의외로 차분하고 조용하게 새해를 통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주변은 소란스러운데 제 내면은 고요하게 유지하며 할 수 있는 것들에 더욱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님의 시계는 어떤 속도로 흐르고 있나요?
1월 한 달간 저를 지탱해 준 것은 바로 이 카이로스의 힘이었습니다. 호진님이 너무 훌륭한 책을 써 주신 덕분인지 지난주 <나답레터 #132. 흑백요리사2 마지막 미션을 새해 첫 미션으로! <중심 잡는 법>을 읽고>에서 호기님도, 오늘 저도 호진님의 신간을 매주 언급하게 되네요. 호진님의 메인 프로그램 '100개의 버킷리스트'와 신간 <중심 잡는 법>을 고찰해 보면, 타인이 정해놓은 속도나 사회적 욕망이 아니라 '나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그곳에 집중할 때 비로소 삶의 중심이 잡힌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돌이켜보니 작년 회고록에도 적었지만 쫓기 듯하는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은 여전합니다. 하지만 올해의 저는 그 분주함 속에서도 의식적으로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떼어놓고 있습니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에서도 반복되는 회의와 회의 사이 잠시 멈춰서 '이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묻는 찰나의 순간들. 그 순간만큼은 단 5분이라도, 10분이라도 크로노스의 시계가 멈추고, 오직 나만이 느낄 수 있는 깊고 밀도 높은 카이로스의 시간이 흐릅니다.
다시 말해, 의도적인 이러한 찰나의 멈춤과 통제할 수 없는 환경의 회피(?)는 단순히 쉬어가는 휴식이 아닙니다. 오히려 몰아치는 시간 위에서 수평을 잡는 것과 같은 치열한 '중심 잡기'의 과정에 가깝습니다. 스스로 존재를 읽지 않도록,‘지금 이 시간이 나를 소모시키고 있는지, 아니면 나를 확장시키고 있는지를 짬짬이 물어보는 거죠. 신기하게도 내면의 소리를 읽으면서 쫓기듯 처리하던 업무들은 다시 제가 주도하는 ‘카이로스의 조각’들이 되기도 합니다.
정의 상관관계 : 중심 잡기와 속도를 조절하는 것
우리는 흔히 '바쁘다'는 핑계로 삶의 방향타를 물리적 시간에게 넘겨주기도 하죠. 스스로를 점검하고 발견하고 나에게 집중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시간의 속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을 거예요. 하루 5분, 10분이면 충분할 수도!
'웰니스'를 테마로 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제가 깨달은 '웰니스'의 본질도 이와 맞닿아 있습니다. 잘 먹고 잘 쉬는 것을 넘어, 외부의 소음 속에서도 내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상태. 즉, 물리적인 시간의 압박 속에서도 나만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태도가 진정한 건강함이 아닐까 싶네요.
1월의 마지막 주 님의 시계는 어떻게 흐르고 있나요? 혹시 마감 기한과 일상적인 To do list 에 쫓겨 '나'를 잃어버리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이번 주에는 아주 잠시라도 좋으니 시계를 가리고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라봅니다. 거창한 계획이 아니어도 좋아요.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 이 순간 내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인지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님의 '나다운 시간'을 응원합니다. 그럼, 또 봬요!
사람들은 익숙하고 편리한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잖아요. 누구나 갖고 있는 DNA입니다. 전혀 이상할 게 없죠. 포털의 브랜드마케팅팀에서 첫 회사 생활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GS샵, 인터파크, SPC 등 이커머스 회사와 뷰티 콘텐츠를 다루는 스타트업 잼페이스에서 또 다른 시도들을 거듭하며 '익숙함의 DNA'에 변이가 일어났습니다. '매일 새로운 마음가짐의 직업인'으로 저를 소개해 드립니다. 변화의 앞자락에 서 있는 IT 회사에서 새로운 차원의 지도 '로드뷰',
그리고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오는 시기에 처음으로 ‘모바일웹’ 서비스의 브랜딩과 마케팅을 담당했어요. 이후 콘텐츠와 커머스 분야에서 크고 작은 캠페인 기획, 마케팅 일을 하며 새롭게 시작되는 프로젝트에 익숙해졌습니다. 점점 더 호흡이 빨라지는 세상에서 항상 열린 마음으로 일을 대하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