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타인에게 예의를 갖추듯 나 자신에게도 따뜻한 예의를 갖추고 계신가요? 바깥 세상의 요구에 부응하느라, 타인의 기분을 맞추느라 정작 내 마음이 어떤 모양으로 찌그러지고 있는지 모른 척 지나치지는 않으셨는지요. 자신을 온전히 소중히 여기는 태도에 대해, 나태주 시인님의 다정한 문장을 빌려 전해 드렸던 지난 편지를 기억하실 겁니다.
어쩌다 보니 오늘도 책에 관한 이야기를 준비하게 되었네요. 평소에 무심코 스쳐 지나갔던 일상의 틈새들에서 만나는 책을 통해 더 선명하게 채워지기 때문인가 봅니다.
안녕하세요. 님. Team DAY1 재석입니다.
저희가 매주 편지를 보내며 나다움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돌아보면 정작 "지금 내 마음은 어떤지", "내 눈앞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은 진정으로 안녕한지" 깊게 들여다본 적이 꽤 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알고리즘의 시대, 최근에 오랜만에 새로 구독해서 보고 있는 유튜브 채널에서 정신과 의사 정혜신 박사님의 <당신이 옳다>라는 책 리뷰를 보게 되었어요. 적어도 5~6년 전 읽었던 책인데 흥미로운 리뷰를 만나 다시 꺼내 읽고 있습니다. 수많은 치유의 현장을 거쳐 온 저자가 말하는 핵심은 의외로 아주 단순하면서도 무게감이 있습니다. 바로 '소박한 집밥 같은 치유, 적정심리학', 그리고 무엇보다 '존재 자체에 대한 무조건적 긍정'이었습니다.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제 자신을 뼈아프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부끄러운 고백과 함께 느낀 것들을 나눠 보려고 합니다.
'공감'이라고 착각하는 충.조.평.판
우리는 누군가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 그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는 순수한 선의로 대화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빠지는 치명적인 함정이 있습니다. 바로 상대의 감정에 다가가기도 전에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내리는 버릇입니다. 앞 글자만 따서 '충·조·평·판'.
"그럴 때는 네가 좀 더 단호하게 말했어야지!"라는 충고 "내 경험상 이런 문제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지." 라는 조언 "네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면도 있는 것 같아." 라고 평가하거나 "그 사람이 잘못했네. 네가 상처받을 만한 상황이었어." 라고 판단하기도 하죠.
그런데 우리는 때로는 이 모든 말들을 상대방의 입장에서 헤아리지 않는 공감과 '위로라는 단어로으로 포장해 건네기도 합니다. 상대방이 벼랑 끝에 서서 숨도 쉬지 못할 만큼 고통스러워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의 시시비비를 가리느라 바쁘다는 거예요. 저도 많이 그랬습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이성적으로 분석하기 바쁠 때도 많잖아요.
하지만 고통에 빠진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명확한 솔루션이나 날카로운 분석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책에서 저자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그런 충조평판은 아무리 옳고 바른 말일지라도 상대의 존재를 지우는 태도가 될 수 있다고 말이죠. 감정이 마비된 사람에게 바른 소리를 하는 것은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어쳐 나오는 법을 훈수 두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당장 필요한 것은 헤엄치는 법이 아니라 그의 손을 잡아 물 밖으로 끌어올려 줄 도움이라는 것을 책은 통해 다시금 배우고 있습니다. 요즘 저에게 아주 중요한 배움입니다.
존재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 "지금 마음은 어떠니?"
그렇다면 진정한 치유와 공감은 어디서 시작될까요? 저자는 그것을 '존재의 핵심'으로 들어가는 것이라 표현합니다. 어떤 사람이 아무리 납득하기 힘든 행동을 하거나 극단적인 감정을 쏟아내더라도 그 감정이 일어나기까지의 그 사람의 마음만큼은 온전히 인정받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긍정 또는 부정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단호하면서도 단순한 적정심리학 <당신이 옳다>
사람의 마음은 긍정도 부정도 아닙니다. 그 자체 옳다는 것.
여기서 아주 중요한 명제가 등장합니다. "행동은 규제해야 할 대상일 수 있지만, 감정은 언제나 옳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흔히 행동과 감정을 한 덩어리로 묶어 '평가'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직장 동료가 회사에서 겪은 일로 갑자기 결근을 하고 싶다고 말할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아무리 그래도 무단결근은 안 되지"라며 행동을 지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공감은 행동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그렇게까지 출근하기 싫을 정도로 마음이 무너져 있구나. 정말 힘들었겠다"라며 그 감정의 실체를 먼저 알아주고 다독여 주는 것입니다.
그 사람의 존재 자체에 시그널을 맞추고 "그때 마음은 어땠니?"라고 물어봐 주는 것. 그 질문 하나가 사람을 살리는 심리적 심폐소생술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내 감정이 타인에게 온전히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할 때, 비로소 인간은 이성을 되찾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힘을 얻게 되죠. 내 편이 있다는 안도감이 마음의 바닥을 채워주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의 안전과 타인을 향한 시선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단어는 바로 '사람'이었습니다. 사람의 마음과 행동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하나의 데이터로 보는 일의 한계를 느끼기도 했고요. 문득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혹시 그 수많은 데이터와 페르소나 뒤에 숨겨진 '진짜 한 사람의 마음'을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눈앞의 지친 기색으로 앉아있는 동료들을 볼 때, 심지어 거울 속의 자신을 볼 때도일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 전에 "요즘 마음이 어떠니?"라는 따뜻한 질문을 먼저 건넸던 적이 얼마나 있었나 싶었습니다.
세상은 차갑고 냉정합니다. 성과와 효율이 최우선이 되는 곳이니까요. 하지만 그 시간과 공간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마음이 마른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진 상태에서는 그 어떤 혁신적인 전략도, 뛰어난 창의성도 발휘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갈등의 원인은 시스템에 관한 것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해 주는 '공감의 결핍'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한 주만큼은 주변의 소음을 잠시 끄고 사람들의 숨소리에, 그리고 내 안에서 울리는 진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어떤 감정을 느끼든 인정하고 그 마음의 결만큼은 언제나 온전히 옳다고 생각해 보며, 또 봬요~!
사람들은 익숙하고 편리한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잖아요. 누구나 갖고 있는 DNA입니다. 전혀 이상할 게 없죠. 포털의 브랜드마케팅팀에서 첫 회사 생활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GS샵, 인터파크, SPC 등 이커머스 회사와 뷰티 콘텐츠를 다루는 스타트업 잼페이스에서 또 다른 시도들을 거듭하며 '익숙함의 DNA'에 변이가 일어났습니다. '매일 새로운 마음가짐의 직업인'으로 저를 소개해 드립니다. 변화의 앞자락에 서 있는 IT 회사에서 새로운 차원의 지도 '로드뷰',
그리고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오는 시기에 처음으로 ‘모바일웹’ 서비스의 브랜딩과 마케팅을 담당했어요. 이후 콘텐츠와 커머스 분야에서 크고 작은 캠페인 기획, 마케팅 일을 하며 새롭게 시작되는 프로젝트에 익숙해졌습니다. 점점 더 호흡이 빨라지는 세상에서 항상 열린 마음으로 일을 대하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