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아내와 육퇴를 하고, 오랜만에 넷플릭스에서 '우리들'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주는 울림이 커서 오늘은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쓰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는 시점인 어제 이 영화를 연출했던 윤가은 감독님이 백상예술대상에서 '세계의 주인'이라는 영화로 감독상을 수상 했네요. 저에게 꼭 봐야 할 영화가 한 편 늘어서 기분이 좋은 오늘입니다 :)
Team DAY1은 여러분의 새로운 시작과 성장을 돕는 페이스 메이커 그룹입니다.
매주 화요일 오전 8시 '나답레터'를 통해 발견, 정의, 실행, 달성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들려 드리고 있습니다.
1. 우리라는 울타리가 주는 안도와 서늘함
영화는 피구 팀을 짜는 아주 일상적인 잔인함으로 시작됩니다. 가위바위보 결과에 따라 한 명씩 호명될 때, 마지막까지 누구의 선택도 받지 못한 채 홀로 남겨진 아이 ‘선이’.
사실 이 선 밖의 서늘함은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우리’라는 이름으로 단단히 묶인 울타리는 안쪽에 있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포근한 안도감을 주지만, 그 경계 밖으로 밀려난 이들에게는 날카로운 소외의 칼날이 됩니다. 사람과 조직에 관한 일을 하는 인사 업무를 에하다 보니 집단속에서 마주하는 정보의 비대칭이나 소리 없는 파벌, 누군가를 배제하며 공고해지는 결속력 또한 이 아이들의 피구 경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속한 울타리는 누군가를 밀어내며 세운 벽은 아닌지, 내가 그은 ‘마음의 금’이 누군가에겐 절벽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가만히 돌아보게 됩니다.
2. “그럼 언제 놀아?” 우리가 잊고 살았던 관계
선이의 어린 동생 윤이는 친구와 한바탕 치열하게 싸우고도 금방 다시 달려가 손을 잡습니다. 그 바보 같은 모습이 답답해 “너 또 당하고만 올 거야?”라고 묻는 선이에게 윤이는 툭 던집니다. “그럼 언제 놀아? 나 그냥 놀고 싶은데.”
관계를 망가뜨리는 건 대단한 배신보다, 상처받은 뒤에 꺼내 드는 어른들의 ‘손익계산서’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받은 피해와 상대의 사과 중 무엇이 더 무거운지 저울질하다 보면, 결국 관계는 단절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곤 하죠. 하지만 윤이의 대사는 관계의 목적이 ‘옳고 그름의 증명’이 아니라 ‘함께하는 시간’ 그 자체에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갈등의 끝에서 우리가 정말 갈구하는 것은 처절한 항복 선언일까요, 아니면 다시 마주 보며 웃는 시간일까요. 가끔은 복잡한 전략보다 윤이의 이 단순한 진심이 관계의 가장 빠른 해답이 되기도 합니다.
3. 마주 보는 용기, 관계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되는 것
영화의 마지막, 서로에게 깊은 생채기를 냈던 두 아이는 운동장 한복판에서 말없이 마주 봅니다. 극적인 화해나 근사한 사과는 없습니다. 그저 서로의 존재를 묵묵히 응시할 뿐이죠.
우리는 흔히 갈등이 말끔히 해결되어야 관계가 ‘완성’된다고 믿지만, 사실 관계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흔들리며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서로의 서투름과 못난 점을 확인하고도 다시 마주 보기를 선택하는 것, 그 비겁하지 않은 태도가 관계를 숨 쉬게 합니다. 완벽한 동료나 무결한 친구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만 실수하고 상처 입은 서로의 얼굴을 외면하지 않을 아주 작은 용기가 필요할 뿐입니다. 오늘 당신은 곁에 있는 누군가의 서툰 얼굴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본 적이 있나요?
글로벌 기업에서 16년차 HR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상혁입니다. 회사에서는 직원과 조직의 성장을 돕는 HR Manager로서, 외부에서는 코칭, 리더십, 조직문화에 관한 콘텐츠를 글과 말로 전파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도전을 해야겠다는 분야가 생기면 지체 없이 실행하고, 될 때까지 꾸준한 반복을 하여 성장과 목표 달성을 이룬다' 라는 것을 삶의 큰 방향성으로 정했습니다. 2023년에 팀장분들을 위한 리더십 가이드 북인 <팀장으로 생존하기>, 2024년에는 부동산 입지에 관한 책 <서울 경기 입지 분석 Top 12>를 출간 했습니다. 그외 다양한 분야의 출간을 목표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