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아침에 드리는 뉴스레터입니다. 내일은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투표일인데요.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에 사전투표를 하신 분들도 있으시겠지만(저도 금요일에..), 아직 투표를 안하셨다면 꼭 선거권을 행사하시길 바랍니다. 미미해 보이는 우리의 한표가, 충분히 가치 있는 소중한 권리라는 걸 잊지 않으셨음 좋겠네요.
한편 투표와 관계 없이 선거철만 되면 시끄러운 충,조,평,판이 난무하는 상황이 조금 힘들기도 합니다. 그게 삶에도 전염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지난주 재석님의 뉴스레터는 주변 사람들을 향한 시선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만드는 것 같아요. 뾰족함 대신 조금 더 다정하고 따뜻하게 가져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치도 그런 날이 언젠가 오겠죠?
얼마 전 회사 선후배와 셋이 점심을 먹었습니다. 선배는 자문, 멘토링, 심사,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가 이렇게 다방면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된 데에는 AI의 공이 크다고 하더군요. AI가 대신 일을 처리해 주니 업무 효율성이 더 커졌다며 말이죠.
선배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듣고 있었는데, 같이 이야기를 듣던 후배가 나중에 나와서 묻더군요. AI를 어떻게 하는 게 잘 쓰는 거냐며 말이죠.
선배의 활용에 대한 이야기와 후배의 질문을 접하면서 저도 궁금증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AI를 잘 활용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이며, 그렇다면 저는 과연 AI를 잘 쓰고 있는 것일까요?
자꾸 조급해집니다
일상에서 AI가 제 삶에 미치는 영향을 돌아 봤습니다. 확실히 AI 덕분에 효율성이 크게 올라갔습니다. 제안서를 작성하는 가이드도 AI가 제공해주고, 글을 쓸 때 맞춤법도 봐줍니다. AI가 써 준 초안을 활용해 글을 쓰기도 합니다. 심지어 듀오링고로 스페인어 공부할 때, 작문을 잘 해줘서 AI가 쓴 답을 컨닝하기도 합니다.
이제는 AI없이는 제대로 살기 어려운 수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AI 초급자에 불과한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쓰는 건 검색의 상위 버전 수준이라고 해야 할까요? 예전에 네이버와 구글로 했던 것을 AI 덕분에 더 쉽게 한다는 정도입니다. 이렇게 쓰는 게 맞나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네요.
주변 사람들 때문에 더 조급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떤 분은 AI에이전트를 활용해서 취소된 티켓을 찾아 예매에 성공한다고도 하고, 어떤 분은 바이브코딩을 통해 앱을 개발하고, 홈페이지를 오픈했다고도 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저 혼자 뒤쳐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FOMO(fear of missiong out)가 올라옵니다.
AI가 바꾸는 세상에서 뒤쳐지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 혹시 저만 하는 걸까요?
내가 만들고 싶은 게 우선
앞의 두 단락을 써 놓고 며칠동안 AI로 인한 조급함과 그로 인한 두려움에 대해서 생각해 봤습니다. 분명 제가 뒤쳐지고 있는 건 맞습니다. 이래서 안된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는데 부정적 감정 앞에서 냉정함을 찾아야 겠더군요. 그래서 질문 하나를 꺼내봤습니다.
"그래서 뭘 하고 싶은 건데?"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게 아닐까 싶습니다. 바이브코딩도 중요하고, AI 에이전트를 만들어서 비서처럼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진짜 필요한 게 뭔지 나의 내면에 질문을 던지는 게 우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게 없다면 고난도의 AI활용법을 배운다 한들 배우고 나면 금세 까먹지 않을까요?
질문을 던져놓고 보니 생각나는 몇 개의 아이디어가 있긴 합니다. 하고 있는 일과 관련해서 사후 관리 메일발송 봇을 만들면 좋을 것 같더군요. 아직 시도를 하진 못하고 있지만 천천히 AI와 함께 모색해 보면 좋을 것 같네요.
필요성을 찾는 일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AI와의 접점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AI를 검색으로라도 계속 쓰는 것과 별개의 접점입니다. 나보다 더 잘 활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FOMO가 오는 것을 애써 누르는 게 중요합니다. 대신 배움의 장으로 활용하는 거죠.
가장 큰 배움은 AI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와 영역입니다.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를 터득하다 보면 숨겨져 있던 잠재적 필요들이 꿈틀댈 겁니다. 저 또한 몇 번 비슷한 경험을 했었거든요. 아직은 부족하지만 계속해서 접점을 이어가면, AI로 뭔가를 쌓아갈 날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