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침이었습니다. 회의 준비를 하며 자료를 정리하고 있는데 항상 긍정적이고 맡은 일에 성실했던 한 부서원이 상기된 얼굴로 제 자리로 왔어요. 그러고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크...큰일 났어요. 제가 어쩌구저쩌구 신규 캠페인 광고 세팅을 하다가 이러쿵저러쿵 예산을 잘못 세팅 했는데요… 그래서 이틀치 비용이 계획했던 것보다 2배 넘게 소진돼 버렸고, 그리고 그런데 그래도 그래서…"
금방이라도 큰 사건이 일어날 것 같은 그 분의 표정. 그런데 차분히 상황을 더 들어 보니, 역시나 ‘해결하면 될 일’이고 또 '지나가는 일' 중 하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님. 또 한 주 잘 지내셨나요? Team DAY1 재석입니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으레 크고 작은 실수들을 할 때가 많습니다. 모든 일이 물 흐르듯 돌아가고 좋은 성과로 마무리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죠. 더욱이 조직을 구성하여 실행하는 일들에서 완벽을 이룬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협업자들 간에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 주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분야와 일의 방식’, 당연히 존재하는 ‘각 구성원들의 역량 차이’, ‘협업을 하는 과정에서는 ‘서로가 갖고 있는 정보와 지식의 격차’, ‘각자의 목적과 목표에 따른 이해관계’ 등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기도 해요. 아~ 그러고 보니 얼마 전 호기님이 보내 주셨던 <나답레터 : 챗GPT 덕분에 해야하는 일이 늘어나 피곤합니다>의 이야기를 되새겨 보니 AI도 협업의 과정에서 우리는 피곤하게(?)하는 것 같기도ㅎㅎ
(시대가 시대인지라 AI에 관한 주제를 자주 꺼내 보게 되네요-)
제가 하고 있는 마케팅 업무에서는 직간접적으로 예산과 비용을 다루는 일도 많고 일정과 결과가 늘 계획대로 맞아떨어지지는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기획, 계획 후 실행의 과정에서 예측했던 데이터에 대한 변수가 생기기도 하고 마케팅 채널이 되는 외부 플랫폼들의 정책이 수시로 바뀌기도 해요. 이럴 경우 비용은 생각보다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이런 변수들 속에서 작은 오류나 일시적인 판단 착오는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에요. 그래서 저는 문제가 발생한 업무 담당자들의 당황스러운 표정보다 실수를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를 훨씬 더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중요한 건 실수나 문제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상황을 마주한 그 사람의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