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오전 8시 '나답레터'를 통해 발견, 정의, 실행, 달성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들려 드리고 있습니다.
1) 잘못된 시작?
처음 야구라는 스포츠를 접했을 때 당시 국민학교(?) 3학년 약 33여년전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한화 이글스의 전신 '빙그레 이글스'는 꽤나 강팀이었습니다. 매년 해태 타이거즈라는 팀에 번번히 우승의 기로에 막혀 좌절 했지만 다이너마이트 타선과 레전드 투수들이 즐비한 팀이었어습니다. 처음부터 계획된 인연은 아니었지만 어릴 적 TV 속 주황색 유니폼이 그저 멋있어 보여서, 이유도 모르고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것이 앞으로 33년 동안 내 마음을 휘청거리게 할 선택이었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은 성적이 좋고, 지역 연고지에 있는 팀을 보통 응원 했지만, 저는 늘 언더독 이미지에 있는 팀을 응원 하기 좋아 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시절의 한화는 약해서 더 매력적이었습니다. 늘 이길 것 같은 팀 말고, 오늘은 혹시? 하는 기대를 품게 만드는 팀. 그 작은 희망 하나에 가슴 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렇게 길게 이어질지 상상 하지 못했고, 그리고 응원 하는 팀을 바꾸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 그 어떤 논리도 통하지 않는 그것
효율충, 시간 관리에 꽤나 진심인 편이지만 야구와 한화이글스 라는 키워드에는 속절없이 무너집니다. 팬심이라는 것은 참 별나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대체 왜 그 팀을 응원해?”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들었지만, 설명할 말이 없습니다.
'그냥 좋아요' 논리적으로 따지면 팀을 갈아 타는 것이 맞고, 성적만 보면 관심을 끊는 게 맞지만 그런데도 이상하게, 매년 시즌 개막만 되면 마치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처럼 기대감이 팽배 해 집니다. 선수 한 명의 성장에 울고, 1점 차 패배에 잠 못 들고, 다시는 안 보겠다고 말하면서도 다음 날 경기 알림은 그대로 켜져 있습니다. 팬심은 어느 누구도 강제하는 ‘관계’도 아니지만. 그냥 내 안에 들어와서 자리를 잡아버린 정체불명의 무언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는 무조건적으로 어떤 대상을 좋아하고 응원하는 사랑, 가족애와 같은 감정과 매우 흡사합니다.
3) 2025년 너무 행복했던 1년
그 동안의 기다림에 정말 큰 보상이라도 얻은 것처럼 암흑기를 지나 올해는 정규 시즌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큰 성과를 만들어낸 시즌이었습니다. 역대급 용병과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의 포텐 폭발, 경기 운까지 이렇게 합이 잘 맞을 수 있을까? 할 정도로 기세를 탄 시즌이었습니다. 암흑기에는 야구장 가는 것을 꺼려 했는데 올해는 한국시리즈 2차전을 포함 해 잠실, 고척, 대전 야구장 총 4번의 직관을 했습니다.
1999년 이후로 우승을 노렸던 시즌이라 준우승이라는 타이틀이 정말 아쉽게 느껴졌지만 유망주들이 성장하는 모습, 팀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는 느낌, 그리고 ‘우리 팀도 언젠가?’라는 희미한 희망이 다시 피어오르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33년 동안 한화 팬으로 살다 보니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행복은 꼭 우승이 가져오는 결과만이 아닌 정규 시즌 144경기 안에 있는 성장의 스토리를 지켜 보는 것이라고.. 저는 올해도 역시 한화 때문에 울고 웃었지만, 그게 바로 팬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특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로벌 기업에서 16년차 HR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상혁입니다. 회사에서는 직원과 조직의 성장을 돕는 HR Manager로서, 외부에서는 코칭, 리더십, 조직문화에 관한 콘텐츠를 글과 말로 전파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도전을 해야겠다는 분야가 생기면 지체 없이 실행하고, 될 때까지 꾸준한 반복을 하여 성장과 목표 달성을 이룬다' 라는 것을 삶의 큰 방향성으로 정했습니다. 2023년에 팀장분들을 위한 리더십 가이드 북인 <팀장으로 생존하기>, 2024년에는 부동산 입지에 관한 책 <서울 경기 입지 분석 Top 12>를 출간 했습니다. 그외 다양한 분야의 출간을 목표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