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입니다. 요즘 날씨가 참 이상하단 생각이 들어요. 비가 열대지방 스콜처럼 내리기도 하죠. 지난 일요일 새벽에는 천둥소리에 깜짝 놀라 깨기도 했는데요. 비가 올까봐 창문을 닫으려 했는데 비는 안내리고 마른 하늘에 요란하게 천둥만 쳤더군요. 덕분에 소중한 주말을 일찍(?) 시작할 수 있었네요. 이상해지는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뉴스레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앞서, 재석님의 지난주 뉴스레터를 다시 읽어 볼까요? 자신의 매력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서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극복 보다는 받아들이는 나에 대한 친절함이 중요해 보이지 않나 싶었네요.
얼마 전 마음이 불편한 두 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아버지 일이었고, 다른 하나는 호기롭게 열었던 북토크에 관한 일이었습니다.
우선 아버지 일부터 말씀 드리자면, 최근 아버지 협착증이 심해지셨습니다. 오랫동안 고생하셨고 고민 끝에 지인의 추천을 받아 유명한 병원에서 입원해서 시술을 받으셨어요. 그런데 시술을 받고 나서도 몸이 빠르게 회복되지는 않으셨어요. 병원에서는 MRI 상 깨끗하고 회복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하던데 통화를 드릴 때마다 불편하다고 하시더라고요.
회복이 더디다고 하니 걱정이었어요. 그런데 일이 있어 부모님 댁에 갔는데 걱정했던 것보다 아버지께서 괜찮으신 것 같아서 다행이었어요. 전화로만 듣고 상상했을 때는 일상 자체가 불가능한 것 같았는데 그것까지는 아니었어요.
물론 병원에 가서 상태를 다시 봐야겠지만 막상 아버지를 뵙고 상태를 보니 마음이 살짝 놓이더군요. 그래도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는 괜찮으신 것 같아서요.
다른 하나 저를 괴롭게 했던 일은 북토크였습니다.
북토크를 한다고 열었지만 여러 상황 때문에 모집이 잘 안됐어요. 제가 홍보를 제대로 못 한 탓도 컸어요. 많은 사람들이 오기를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별로 안온다고 하니 신경이 계속 쓰이더군요. 당일 날에도 야근 때문에 취소하시는 분까지 발생해서 현장이 꽤 휑할 것 같았어요.
지원금을 준다고 해서 열었는데, 괜히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신 분들께 살짝 창피하기도 했어요. 사람이 적으니 괜히 민망하더라고요.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고 겨우 북토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막상 북토크를 진행하니 그런 생각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말이 좋아 북토크지 상반기를 정리하는 워크숍 형태로 구성한 행사였어요. 그래서 각자의 상반기를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사람이 적어 오히려 더 진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오신 분들도 만족해 하며 돌아가실 수 있었네요.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편안하게 북토크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마주하면 별 거 아닌데
두 일을 겪으면서 제 안의 걱정이 실재하는 것보다 제 마음 속에서 확대 재생산된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어요. 제가 상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타입이라 그런지 걱정이 한 번 똬리를 틀면 걱정이 계속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더라고요.
돌이켜보건대, 걱정의 본질은 결국 부담이었어요. 아버지께서 계속 안좋아지시면 병원을 다른 곳으로 가야 하나,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나 생각하다 보니 마음 한 켠에서 제가 해야 할 일들이 많아질 것 같아서 부담스럽더군요. 북토크는 다른 부담이었어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북토크의 규모에 비해 초라해진다고 생각하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자꾸 신경쓰이면서 부담스럽더라고요. 창피한 마음도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일을 겪어보니 그런 부담이 별 거 아닌 제 마음 속에서만 일어나는 소용돌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마주하면 다 해결할 일들인 거였고, 남들의 시선 또한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인데 말이죠.
걱정 뿐만 아니라 이런 류의 부정적인 감정들은 확대 재생산하는 경우가 많아요. 부담스러운 워크숍을 맡게 되었을 때도 그렇고,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을 때도 그렇죠. 에고가 활개를 치면서 부정적인 생각이 저를 사로잡곤 하죠.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닌데 말이죠.
그래서 다음에 부정적인 감정이 확대 재생산될 때 저는 이를 잘 끊고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을까요? 솔직히 몇 십년 동안 비슷한 패턴으로 살아왔던 터라 비슷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으면서 괴로워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글이 의미가 없는 걸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적어도 잠시의 브레이크를 주지는 않을까 싶어요. 비슷한 감정을 겪었을 때 지금의 글과 같은 상황을 생각해보면서 마음을 다잡을 수는 있을 겁니다. 마주해 보니 별 거 없었어, 사람들이 나에게 호의적이었어라고 생각하면서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우선 해야 할 것들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네요.
글을 읽고 계신 구독자님들도 비슷한 상황이 있으시겠죠? 저만 그러는 거 아니죠?
쓸데 없는 걱정이라고 하지만, 걱정이 올라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 글을 생각하시거나(그건 좀 어려우려나요) 아니면 저와 비슷한 경험을 떠올려 보시길 바랍니다. 걱정이 올라오는 것을 원천봉쇄할 순 없겠지만 올라오는 걸 잠시 멈춤을 시킬 수는 있을 겁니다. 그게 진짜 집중해야 할 것에 여지를 남겨주지 않을까 싶네요.
걱정하는 것들도 마주하면 생각보다 큰 일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꼭 명심해 두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