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자기객관화가 중요하다고들 합니다. 나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인식해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할 수 있다고 말이죠. 물론 맞는 이야기입니다.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분명 중요한 시작점입니다.
하지만 저는 때로 '객관화'가 너무 차갑고 엄격한 도구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더 나아지기 위해 내가 부족한 점을 냉철하게 바라보자’는 접근은 때론 우리를 위축시키고, 자신의 가치를 낮게 판단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게다가 우리는 수많은 평가와 비교 속에 살아가고 있잖아요. 평가와 비교에 지쳐있는 것도 사실이죠. 그래서 객관화라는 말이 오히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데 방해가 되거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자기인식은 꼭 객관적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객관화를 무시하자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더 필요한 건 ‘긍정적 자기인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힘이 나는지를 알아가며 "내가 이래서 참 괜찮다"고 스스로를 인정해 주는 일이 객관화에 앞서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입니다.
이런 긍정적 인식은 타인의 시선보다 나 자신의 시선에서 시작될 때 진짜 힘을 가집니다. 내가 나를 인정하는 순간, 더 깊고 단단한 내면의 힘이 될 수 있으니까요. 비유하자면, 객관화는 마치 산 정상에 올라가 나를 내려다보는 일이라면, 긍정적 자기인식은 내 옆에 조용히 앉아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에 가깝습니다. 전자는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되지만, 후자는 지치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 마음의 에너지를 만들어줍니다.
우리는 흔히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 나를 분석하고 고치려고 하지만, 진짜 변화는 어쩌면 "지금 이 모습도 참 괜찮다"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자기인식은 해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나와 친해지는 과정이라고 믿습니다. 그 친밀함 속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아갈 힘도, 방향도 찾게 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