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호진님의 나답레터 <#69 한라산의 기운을 충분히 받았습니다> 읽어보셨나요? 저는 작년에 가족들과 한라산에 올랐습니다. 호진님 레터를 읽으면서 그때의 감정이 마구 올라왔어요. 그 성취감... 가족들 모두 '다시 오르자' 벼르고 있습니다. 약 9시간을 오르고 내리는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오늘은 신해철 형님 덕분에 쓰는 레터입니다.
Team DAY1은 여러분의 새로운 시작과 성장을 돕는 페이스 메이커 그룹입니다.
매주 화요일 오전 8시 '나답레터'를 통해 발견, 정의, 실행, 달성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들려 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27일에는 신해철 10주기 추모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신해철 형님이 살아 있을 때, 저는 그의 대단한 팬은 아니었습니다. 저와 바이브가 맞는데 왜 그랬을까요... 해철이형의 노래를 자주 듣곤 했지만 그 시절 제가 더 좋아했던 노래는 '못난 남자가 여자 떄매 질질 짜는 노래'였던 것 같습니다.
이 레터를 쓰는 날 아침에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The dreamer'를 들었습니다. 큰 소리로 따라부르다가 이내 울컥해지더라고요. 목이 메어서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또 신해철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울컥한 이유는 이 노래 가사 때문이었어요.
세상의 바다를 건너 욕망의 산을 넘는동안
배워진 것은 고독과 증오뿐 멀어지는 완성의 꿈은 아직나를 부르는데
난 아직 내개 던져진 질문들을 일상의 피곤속에 묻어 버릴수는 없어 언젠가 지쳐 쓰러질것을 알아도 꿈은또 날아가네 절망의 껍질을 깨고
넥스트(N.EX.T) 'The Dreamer' 中
네, 이제 한해한해 몸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정말 지져 쓰러질 수 있겠다 싶은 나이가 되었고요. 그걸 알아도 아직 접히지 않는 꿈이 막연하게 남아 저희 천박한 기준들을 정화해줍니다. 해철이 형은 아주 오래 전에, 제가 아주 어릴 적에 이미 저를 위해 이 노래를 남겼더라고요.
세상의 기준에 꾸역꾸역 맞춰가는 중에 항상 이 노래가 있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는 15년 동안 열번의 퇴사를 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퇴사를 결정한 뒤 쏟아지는 그 삐딱한 시선 속에서 항상 '민물장어의 꿈'을 들었습니다. 듣다가 따라부르다가 그러다가 울음이 쏟아지고 이내 마음이 평평해지면, 다시 또 새로운 세상에 발디딜 준비가 되곤 했습니다.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뿐 이젠 버릴것조차 거의 남은게 없는데 문득 거울을 보니 자존심 하나가 남았네
두고온 고향 보고픈 얼굴 따뜻한 저녁과 웃음 소리 고갤 흔들어 지워버리며 소리를 듣네
나를 부르는 쉬지말고 가라하는
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 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없이
익숙해가는 거친 잠자리도 또 다른 안식을 빚어 그마저 두려울 뿐인데 부끄러운 게으름 자잘한 욕심들아 얼마나 나일 먹어야 마음의 안식을 얻을까
하루 또 하루 무거워지는 고독의 무게를 참는 것은 그보다 힘든 그보다 슬픈
의미도 없이 잊혀지긴 싫은 두려움 때문이지만
저 강들이 모여 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 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없이
15년간의 직장생활을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2019년 8월부터 지금까지 홍보대행사 '호기PR'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5년간 열번의 퇴사를 경험하고 커리어 에세이 <호기로운퇴사생활>을 출간했습니다. '프로이직러'라고 불리던 사람이 지난 6년간 스타트업 기업의 홍보를 담당하는 열혈 홍보인으로 변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