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상혁님의 나답레터 <감사하는 마음과 그 반대편의 마음> 읽어 보셨을까요? 비교에 대한 상혁님의 관점이 저에게도 자극이 되었는데요. 특히 비교를 하며 느끼는 부정적인 마음을 '목표'로 바꿔서 생각해 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똑같은 현상을 보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좋은 자극이 되고 밑거름이 되는 것 같아요.
저도 SNS를 보면서 다른 사람들의 성취를 보고 우울해 하지 말고 새로운 동력으로 활용하는 연습 해보려고요. 동일한 현상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한 듯 합니다.
오늘의 이야기도 그 연장선에서 해보려고 해요.
Team DAY1은 여러분의 새로운 시작과 성장을 돕는 페이스 메이커 그룹입니다.
매주 화요일 오전 8시 '나답레터'를 통해 발견, 정의, 실행, 달성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들려 드리고 있습니다.
특별했던 한라산
2019년은 제게 전환의 해였습니다. 2018년 버킷리스트를 쓰고 1년을 보내면서, 나다운 삶에 대해서 고민했습니다. 삶을 새롭게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휴직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고, 덕분에 저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터닝포인트가 된 사건이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요. 그 중 하나가 한라산 등반이었습니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휴직을 결심하고 산에 올랐습니다. 한라산의 정기(?)를 받아보고 싶었어요. 눈 쌓인 한라산은 오르기 힘들었지만 말 그대로 절경이었습니다. 특히 정상에 올랐을 때의 감동은 말하기 어려울 정도였죠.
새해를 다짐하고, 휴직 기간의 결연한 의지를 담아 영상도 찍고 사진도 찍었는데요. 그 사진이 제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사진 속 저는 너무나 해맑게 웃고 있었어요. 거기에서 저는 행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엄청난 성취를 이루지 않더라도 그렇게 환하게 웃고 있는 상황이 제게 행복이란 걸 새삼 깨달았죠. 더 자주 웃으면서 나만의 행복을 찾아 봐야 겠다고 다짐했고, 덕분에 휴직이라는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어요. 제 주변의 다양한 크고 작은 행복을 발견하며 말이죠.
강연 때마다 열심히 우려먹고 있는 사진이기도 합니다. 버킷리스트를 쓰는 과정이 자신만의 행복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말이죠.
Again 2019
금요일 오후, 제주도에서 강의 일정이 잡혔어요. 주말에 특별한 일이 없었던 터라 하룻 밤 제주에서 머물다가 한라산에 오르면 좋을 것 같았어요. 뭔가 한라산의 기운을 다시 받고 싶었어요. 나만의 행복을 발견했던 그 사진을 업데이트 시켜도 좋을 것 같더라고요. 너무 자주 사진을 써먹어서 바꿀 때도 되었고요.
강의 일정이 잡히고, 한라산 예약사이트에 들어가서 몇 자리 안 남은 관음사 코스로 예약했어요.기존에는 성판악 코스로 올랐는데 새로운 코스로 올라간다는 생각에 뭔가 설레었어요. 언제나 새로운 것은 제게 기대감을 불러 오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토요일 아침에 일찍 눈을 떴는데, 카카오톡 하나가 와 있더군요.
삼각봉대피소까지만 갈 수 있다는 알림이었어요. 잠이 덜 깬 상태였던 저는 순간 고민했어요. 그냥 더 자고 한라산을 가지 말까? 라고 말이죠. 어짜피 정상에도 못 갈거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어요. 저는 목표 지향적 인물이라 목적지까지 가는 게 중요한 사람이었거든요.
그런데 굳이 정상에 안 가더라도 새로운 코스로 가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왕 이렇게 된 것, 갈 수 있는 데 까지라도 가보자라는 마음으로 준비를 해서 한라산으로 향했어요.
정상까지 못 가도 럭키비키
통제를 한다는 문자 때문인지, 올라가는 길에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어요. 덕분에 혼자서 조용히 산을 오를 수 있었어요. 큰 한라산을 전세 낸 기분으로 주변도 둘러보며 천천히 올랐어요.
처음 가는 관음사코스는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오르막이 꽤나 가파르더라고요. 돌 계단도 많아서 미끄러지지 않을까 조심하며 걸어야 했어요. 아래 사진의 계단은 정말 오르는데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네요. 가다가 멈추면 더 힘들 것 같아 한 번에 올랐거든요.
힘겹게 삼각봉대피소까지 올랐고, 아쉽게 거기서 돌아와야 했지만 오히려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며칠 동안 일이 많아서 몸이 지쳐 있었던 것 같았어요. 거기까지만 오르는데도 꽤나 힘이 들었거든요. 정상까지 갔더라면 몸이 퍼져 버릴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내려오는 길 게다가 비까지 꽤 많이 내렸어요. 우비를 챙긴 덕에 잘 내려올 수 있었지만 통제를 안했더라면 위험했겠구나 싶어 안도했죠. 오히려 잘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원영 씨가 말한 대로 럭키비키한 상황이었던 거죠. 힘들었는데 오히려 잘 됐고, 비도 왔는데 덕분에 다행이었죠. 다음을 기약할 수 있으니 그것 또한 럭키고요.
열심히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거라면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 아쉬워하고 후회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에요.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게 필요해요. 받아들이는 순간 거기에서도 선물같은 무언가가 나와요. (라고 믿어요)
비교를 통해서 좌절하지 않고 목표를 세우는 생각의 전환처럼 정상에 가지 못했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기쁨에 집중하는 게 우리의 삶을 스스로에게 유리하게 만드는 방법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아쉬운 감정을 다음을 기약하는 마음으로 바꿔보는 거죠.
가끔씩 핑계를 대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날씨 때문에 못 간거니까요. 못 한 자신을 탓하기 보다는 어쩔 수 없었다고 날씨를 탓하는 것도 현명한 삶의 태도가 아닐까 싶네요. 우리는 잘 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안 받쳐 준 거니까요.
평범한 금융권 직장인으로 살다가, 버킷리스트를 만나 제가 원하는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됐습니다. 과감히 휴직을 하고 무모한 도전을 하면서 "나"를 찾아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쓰면서 저를 좀 더 깊게 바라볼 수 있었고, 감사하게 <퇴사 말고 휴직>, <결국엔, 자기발견> 이라는 두 권의 책을 내게 됐습니다. 지금은 '버킷리스트'의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퇴사 후 프리랜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