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Team DAY1 호진입니다. 지난 주 재석님의 뉴스레터 읽어 보셨을까요? "코이의 법칙"을 저는 처음 들어봤는데요. 코이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환경을 탓하기 보다는 내가 할 것에 집중하는 것이 성장을 위한 재석님만의 비결이 아닐까 싶기도 했네요. 아직 못 읽어 보신 분들을 위해 링크 남겨 드릴게요.
저는 "성장"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하는데요. 성장이라는 단어가 저를 살아 있게 만들더군요. 계기도 있었어요. 과거에 직장생활의 성장은 회사의 틀에 맞춰져 있었어요. 회사가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과정이었죠. 지극히 수동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성장은 바로 "나"에 온전히 집중하는 편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고,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는 그런 성장이죠. 그래서 더 성장에 집착하고 그 시간을 즐기는 것 같아요. 저의 "성장"에 대한 전환점이 되어 준 게 바로 버킷리스트 쓰기였는데요. 2018년 우연히 시작한 버킷리스트 100개 쓰기 덕분에 진짜 저를 위한 것들을 찾아갈 수 있었답니다.
벌써 올해로 7년 째 연초에 버킷리스트 100개를 쓰고 있는데요. 올해도 한 뼘 더 자라기 위해 새로운 도전들을 버킷리스트에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원서읽기"였습니다. 영어 책을 번역본이 아닌 원래의 글을 그대로 읽어보고 싶었어요. 영어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그냥 재밌을 것 같아서였죠.
저의 첫 책은 <Atomic Habits>였어요. 우리 나라에서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으로 나온 책이었죠.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3페이지에서 5페이지 정도 읽었고, 5월이 된 지금 마지막 부분만 남겨 둔 상태입니다. 곧 한 권의 책을 다 끝내게 되네요.
책을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책은 습관을 만들기 위한 전략적 접근을 강조하는데요. 저자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네 가지 원칙을 제시해요. 행위를 언제 어디서 할 것인지 분명히 하고, 매력적으로 만들고, 쉽게 만들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죠.
습관 책을 읽다 보니 저의 원서 읽는 습관도 책의 내용을 참조해서 명확히 만들 수 있었어요. 아침에 일어나 준비를 다 한 후 아이들 깨울 때까지 5분에서 10분 정도 토막 시간이 나서 그 때를 활용해서 주로 읽고 있는데요. 읽을 상황을 구체적으로 정하니 매일 하는 것이 훨씬 수월해진 느낌이에요.
물론 하루 5분에서 10분 정도 읽는다고 영어 실력이 눈에 띄게 성장하진 않아요. 그런 것을 애초에 기대하지도 않았고요. 하지만 이미 읽었던 책을 원문으로 천천히 읽다 보니 새로운 것들로 알게 되니 재밌더군요. 한글 책으로 읽었을 때 얻지 못하는 새로운 기쁨이에요.
지루함과 사랑에 빠지세요
책 속에서 하루는 눈에 띄는 문장과 마주했습니다.
"You have to fall in love with boredom"
지루함과 사랑에 빠져야 한다라는 뜻이었는데요.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한글 번역책을 다시 뒤져보았습니다.
어떤 일을 탁월하게 해내는 유일한 방법은 그 일을 하고 또 하는 것에 끝없이 매력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루함과 사랑에 빠져야만 한다.
(아주작은습관의 힘, p.298)
"Fall in love"라는 문구가 로맨틱하다기보다는 징글징글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지루함과 사랑에 빠져야만 탁월한 경지까지 오를 수 있다고 하니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먼저 올라 오더라고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시간을 들이지 않고서 얻어지는 것은 없더군요.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고 시간을 들이지 않는 것들을 쉽게 무너질 수 밖에 없어요. 중요한 것은, 시간을 들여서 끊임없이 반복하는 작업이 아닐까 싶었어요. 매너리즘에 빠져서 지루해지는 순간이 오더라도 그것마저 사랑할 수 있는 성실한 자세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죠. 공들인 시간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으니까요.
지루함과 사랑에 빠지기 위한 방법
그럼에도 지루함과 사랑에 빠지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가장 큰 것은 꾸준히 한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함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 탁월함에 이르기까지는 끊임없이 이어가야 하는 루틴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도 하고요. 이거 한다고 달라질까라는 생각이 지루한 순간 오게 되더라고요.
저 또한 제가 하는 루틴인 달리기와 글쓰기를 계속하는 동안 지루한 순간들이 수시로 찾아왔어요. 그때마다 역설적으로 저는 지루한 것을 지루하지 않게 바꾸려고 노력했습니다. 새로운 코스를 달리면서 달리기의 매력을 느꼈고, 글쓰기 방식을 달리하면서 글쓰기의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어요. 혼자서 잘 안될 때는 "돈기부여"를 통해서 돈을 걸고 사람들과 함께 하는 모임에 찾아가기도 했죠. 똑같은 루틴이라도 저만의 작은 변주가가 처음의 마음을 일깨워주더군요.
그 과정에서 정신승리의 자세도 필요해요. 지금 하는 일이 탁월함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더라도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든 제 삶에 피가 되고 살이 된다는 믿음이 지루함을 사랑하게 만들더라고요.
달리기를 하면서 깨달았던 것들이 콘텐츠가 되는 과정도 있었고, 글쓰기를 꾸준히 하는 과정에서 책이 나오기도 했죠. 성과가 꼭 크지 않아도 됩니다.. 작은 성취도 정신승리에 도움이 됩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꾸준히 쓰다 보니 애드포스트라 해서 광고를 붙일 수 있게 되었고, 거기에서 몇 백원이라도 소소한 수익이 생긴 것도 저에게는 지루함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죠.
꾸준한 루틴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들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지금의 꾸준함이 좋은 쪽으로 연결된다고 믿는 게 중요해요. 지루함과 사랑에 빠지기 위한 진정한 정신승리죠.
무엇인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꾸준히 하는 것이야 말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가장 정직한 방법입니다. 뿌리를 단단히 하고, 줄기를 튼튼하게 만들고, 열매를 풍성하게 만드는 정석이죠.
물론 저의 "나답"이 꼭 꾸준히 하는 것의 정답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제가 했던 방식을 소개함으로써 구독자 분들의 나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지루함과 사랑에 빠지고 오랫동안 꾸준히 이어갈지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평범한 금융권 직장인으로 살다가, 버킷리스트를 만나 제가 원하는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됐습니다. 과감히 휴직을 하고 무모한 도전을 하면서 "나"를 찾아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쓰면서 저를 좀 더 깊게 바라볼 수 있었고, 감사하게 <퇴사 말고 휴직>, <결국엔, 자기발견> 이라는 두 권의 책을 내게 됐습니다. 지금은 '버킷리스트'의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퇴사 후 프리랜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