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직장인 김유정 님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님 안녕하세요. Team DAY1 호진입니다.
지난주 나답레터 잘 보셨나요? 저는 "하지 말아야 할 한가지"에 대한 재석님의 글을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우선 찔렸습니다. 저도 혼자 일을 하다 보니 시간을 제대로 쓰지 못해서 일하는 시간이 늘어질 때가 있기 때문인데요. 글을 읽으면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하고 있는 저를 반성했습니다.
진짜 놀란 것은 두 번째 이유 때문이었어요. 이번주 제가 인터뷰를 하게 된 주된 이유가 “시간관리” 때문이었거든요. 직장인으로서 누구보다 시간관리를 잘 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터뷰를 잡았는데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지난 주 해주셔서 반갑고 우연한 일치에 소름이 돋았네요.
그럼 소름끼치는, 이번주 나답레터를 시작해 볼까요? 오늘 만나볼 분은 직장인 김유정 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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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우선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터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9월 만40살이 된, 김유정이라는 사람입니다. 현재 초등학교 1학년, 4학년이 된 딸 아이 둘과 송도에서 외국계 회사를 다니고 있는 워킹맘이기도 합니다. 직장경력은 벌써 17년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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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나답레터의 주된 구독자 분들이 직장인입니다. 직장인들의 “나답”을 응원하는 것 또한 저희 뉴스레터의 주된 목적이기도 한데요. 혹시 저희 나답레터도 구독하고 계시죠? 읽어보시면서 어떤 느낌이셨는지 간단한 구독평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는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다 보니 이메일로 소통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특히 제 상사가 싱가폴에 계시는 터라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메일로 이뤄지고 있어요. 이메일에 치여 사는 삶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가끔 그 틈에 나답레터를 발견하면 모래사장에서 반짝 빛나는 예쁜 돌맹이를 찾은 기분이예요. 제가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다른 사람의 글을 통해서 공감과 위로를 받기도 하고, 반면에 아! 하고 감탄스러운 새로운 의견을 발견하기도 해서 재미있게 보고 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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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예쁜 돌맹이라는 말이 참 좋네요. 그런 것은 주워서 간직하고 싶잖아요. 유정님께 나답레터가 그런 의미라는 게 새삼 감사하면서 동시에 책임감도 느껴지네요. 계속해서 공감과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저희도 잘 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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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늘 유정님을 인터뷰로 모신 것은, 직장인이자, 워킹맘으로서 균형을 잡고 살아가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기 때문이었어요. 아이들 돌보면서 회사 생활하면서 유정님은 또 자기계발도 열심히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시나요?
음, 우선 할렐루야 하고 외쳐보는 ‘할 엘로드’의 미라클 모닝이란 책을 먼저 이야기 드리고 싶네요. 이 책을 읽었던 것이 저의 모닝 루틴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벌써 5년이나 흘렀네요. 책을 읽고난 후 저는 새벽 기상을 시작했고 그러면서 삶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어요.
사실 많은 워킹맘들이 새벽에 기상하는 이유가 “자기만의 시간”이 없어서라고 해요. 물론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나를 위한 시간이 필요했죠. 하지만 점점 새벽을 채워가면 갈 수록 제가 원하는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어요. 그 열망에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저만의 시간을 보내는 게 네 하루 루틴의 시작입니다. 약 3시간 정도를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보내는데요. 요새는 제가 한창 빠져 있는 수영 강습을 가는게 가장 높은 우선 순위이고요, 그리고는 외국계 회사에서 꼭 필요하다는 영어~ 그 영어를 연습하는데 아침시간을 할애 합니다. 넷플릭스를 켜 놓고 쉐도잉을 하고, 원서를 한 5페이지쯤 소리내서 읽어요. 요새는 슈츠 (Suits) 라는 미드로 쉐도잉을 시작했는데 캐릭터가 매력적이어서 빠져들고 있어요. 원서는 두 세권을 동시에 읽는데, 소리내어 영어로 책 읽는 행위는 일종의 모닝 리추얼이예요. 그리고 매일은 아니지만 생각날 때마다 감사일기를 써요. 하루에 3가지 씩 감사한 일을 적지요.
그렇게 하면 어느새 회사갈 시간이죠. 아이들 깨워서 아침 준비하고 저도 약간의 치장을 한 후에 출근을 하죠. 그리고 그 이후로는 그냥 회사에서 열심히 일합니다.
저녁에 퇴근하고 오면 육아에 집중합니다. 아이들과 시간 보내다 Relax 하고요, 자기 전에는 책을 붙들고 잡니다. (너무 피곤해서 자꾸 잠들어버리네요.) 그래도 핸드폰은 다른 곳에 두고 침대에서는 ‘Bed time 독서’ (라고 혼자 일컫는)를 합니다. 불끄는 시간은 10시로 정하고, 숙면을 취하려고 노력해요. 수면의 시간보다는 규칙적인 시간에 잠을 자고, 또 푹 자려고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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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것 같은데요. 많은 일들을 하면서 힘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중심을 잡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하루의 중심을 잡아가시나요?
하루의 중심은 별것 없어요. 그저 매 순간에 충실하는 거예요. 제가 좋아하는 일, 집중하는 일은 때때로 바뀌어요. 무엇 하나에 중심을 두면, 언제나 추는 기울어 지죠. 그래서 완벽한 균형은 꿈꾸지 않습니다. 지금 내 중심이 기울어져 있구나 하고 인식하고, 받아들여요.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추를 반대쪽으로 맞춥니다.
인생 전체로 보면 그게 균형 잡힌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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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균형은 없다라는 말이 뇌리에 박힙니다. 일부러 균형을 맞추려 하기 보다는 불균형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아요. 오히려 넓은 안목으로 결국엔 균형이라고 정신승리하는 게 바로 균형있는 척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저도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고 염려하기 보다는 지금 내가 집중하고 있는 것이 이것이다라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좋아하는 것을 중심으로 일상을 꾸려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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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님의 하루 일과에서 영어에 할애하는 비중이 큰 것 같아요. 외국계 기업을 다니시기에 생존으로서 영어가 필요할 것 같기도 한데요. 영어에 대해서 나답레터 구독자 분들도 많은 부분 궁금하실 것 같아요. 어떻게 영어를 일상의 루틴으로 가져 올 수 있나요?
저는 사회 초년생부터 일을 좋아했어요. 일을 통해 뭔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참 즐거웠어요. 그러다 우연히 미국회사로 이직하면서 벽에 부딪혔습니다. 제가 영어를 못했거든요. 아무리 일을 잘해도 표현을 못하니 증명해 낼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영어에 대한 갈증이 정말 커졌습니다. 그런데 영어라는 것이 (특히 토익 500점짜리 공대생인 저에게는) 1 - 2년만에 쉽게 잘하게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아주 오랜동안 애만 쓰고, 답답해 하면서 직장을 다녔던 것 같습니다. 답답하지만 딱히 어떤 방법도 모른채…..
그러다 우연히 한 분의 블로그를 보게 됩니다. 그 분이 제 안에 어떤 불꽃을 붙여 준 것 같았어요. 아 이렇게 살지 말자….뭐 그런…?
덕분에 새벽에 영어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받아쓰기로 시작해서, 다음엔 원서읽기로, 그리고 쉐도잉까지, 영어 연습 방법을 확장할 수 있게 되었어요. 혼자 하는 것에서 우연히 동네 주변 분들과 함께 책을 읽게 되고, 그렇게 한 두분 모인 단톡방이 지금은 열명 스무명이 되고… 그렇게 영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과 함께 매일 매일 재미있게 경험을 공유하게 된 것 같아요.
그 과정들을 블로그에 남겼어요. 그냥 누구한테 보이는 글이 아니라 제 생각을 거침없이 써 내려갔죠. 그리고 그 글이 큰 자산이 되어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응원”해주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성장한 영어 실력이 그 진가를 발휘하면서 원래는 발목잡던 그놈이 지금은 제 등을 살포시 밀어줍니다. 그렇다고 제 영어 실력이 뭐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완벽이 어디겠어요? 그저 과정만 있는 것이죠. 그러니 과정을 즐길 것. 그렇담 거기에서 얻어지는 결과는 거저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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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님이 대학 졸업 때 토익 500 점이라는 사실이 놀라워요. 조금씩 일상에서 실력을 쌓아가면서 즐겁게 지내시는 것이 지금도 꾸준히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잘 한다는 것의 기준이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지금 즐겁게 공부하시는 시간들을 보면서 잘 하지 않아도 괜찮은 거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충분히 즐겁고 그것이 회사 생활의 장벽이 아닌 활력이 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직장인들에게 자기만의 약점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방식대로 직장생활을 잘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직장생활을 ‘잘’ 한다는 정의부터 한 번 내려보고 싶어요. 저에게 ‘잘’은 주도성입니다. 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거죠. 사실 처음 저의 직장생활은 지극히 타인 의존적이었습니다. 상사의 "인정"을 영양분으로 자랐죠. 하지만 그게 한계가 있더라고요. 잘한다 잘한다 해주는 말이 어느 순간 공허하게 느껴졌어요. 일 안에 제가 없는 기분이랄까요?
그때 책을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책 속에서 멘토들이 던져주는 말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어요. 그 때 얻은 게 바로 주체성이었습니다.
일을 하는 주체는 ‘나’여야 해요. 내 일에 ‘내’가 없어지면 그건 아무것도 없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일을 배운다는 것은 나만의 일하는 방식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하는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결코 아니죠. 그런 의미에서 자기주도적으로 일을 해 나가시는 것이야 말로 직장생활에서 흔들리지 않으며 나를 지켜가는 방법이란 생각이 들어요.
물론 일을 주도적으로 하려면 업무 파트너와 조직, 특히 매니저의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신뢰는 한 번에 쌓이는 것이 아니죠. 항상 내가 먼저 내어 놓아야 합니다. 늘 Giver의 마음으로 일하고, 친절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Taker를 만나면 경계를 설정하고 Tit for tat(눈에는 눈, 이에는 이)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일을 내가 매일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합니다. 매일 반복해도 괜찮은 (Sustain한) 방식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합니다. 그러다보니 업무 생산성에 관련 된 책도 많이 읽었습니다.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지요. 너무 꼰대같은 이야기 같아 조심스럽긴 하지만 저에게는 주도성과 배움이 직장생활을 버티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직장생활은 저에게도 늘 어렵습니다. 그래도 제 꿈은 행복한 직장인의 롤모델이 되는 거랍니다. Focus를 좀 바꿔보세요. 직장내에서의 관계, 커리어에 대한 고민 보다는 ‘내 일의 가치, 의미, 그리고 일하는 방식’ 같은 것으로요. 관계가 중점이 된 일하기와, 내 일을 잘하기 위해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 같은 말이지만 조금 다른 마음 가짐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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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단단하다는 느낌을 받네요. 그런 단단함이 바쁜 일상에서도 유정님의 행복을 받쳐 주는 게 아닐까 싶네요. 그래도 힘든 순간들이 오기는 하죠?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가벼운 울분 같은 건 주변에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에게 수다로 풀었던 것 같아요. 그치만 정말 집안에 큰 일이 있거나,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몰려올 때는 ‘현존’ 했어요. 미래와 과거로부터 벽을 쌓고 내가 지금을 살 수 있게 하는 건, 바로 이 시간에 집중하는 것이었어요.
그건 바로 루틴이었습니다. 힘들 수록 루틴에 더 집착했던 것 같습니다. 마음을 위로해주는 영어 책을 소리내어 읽고, 쉐도잉을 하고 ( 참고로 쉐도잉을 할려면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듣고 나서 바로 따라해야 하니까요!), 달리기를 하고, 회사 프로젝트에 손을 들고, 주말에는 아이들만 데리고 캠핑을 갔습니다. (텐트를 치고 걷고, 어린 아이들을 챙기다 보면 딴 생각 할 겨를이 없어집니다.) 그럴려면 아무것도 안 하는-자유시간 없이 스케쥴로 미리 꽉꽉 채워놓아야 합니다. 너무 많은 생각은 두려움을 몰고 오더라고요.
일상에서 내가 해야 할 것들에 집중하면 잡념들이 사라지곤 하죠. 그것이야 말로 힘듦을 건널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현존하는 과정이 있었기에 매일의 루틴도 계속 지켜갈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마지막으로 나답레터 구독자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먼저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정말 감사드리고요.
갑작스런 이야기같지만 우리는 모두 죽습니다. 어차피 한 번 태어난 인생 제대로 살아보고 싶잖아요~ 여러분들의 삶은 소중해요. 소중한 삶, 여러분들이 꼭 원하는 방식으로 살기를 응원할게요!
못 먹어도 고~!
온라인 공간에서 유정님을 처음 뵙고 벌써 햇수로 6년 째가 되어 갑니다. 6년 동안 같이 독서모임도 하고 영어 공부도 하면서 그녀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그 성장은 특별히 무엇이 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자기 삶을 즐길 수 있는 성장이라 더 다가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응원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그런 의미에서 나답레터 구독자 여러분들도 긴 호흡을 갖고 나만의 루틴을 채워가고 나만의 성장을 만들어 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의 인터뷰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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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 #매일글쓰는사람 #휴직선배
평범한 금융권 직장인으로 살다가, 버킷리스트를 만나 제가 원하는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됐습니다. 과감히 휴직을 하고 무모한 도전을 하면서 "나"를 찾아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쓰면서 저를 좀 더 깊게 바라볼 수 있었고, 감사하게 <퇴사 말고 휴직>, <결국엔, 자기발견> 이라는 두 권의 책을 내게 됐습니다. 지금은 '버킷리스트'의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퇴사 후 프리랜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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