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글을 보고 호기PR을 돌아보게 된 것은 꽤 공감하는 내용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비자발적으로 에이전트의 길을 쭉 걷게 된 터라 마음 굳게 먹고 창업한 분들과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3개월 정도 채용을 질질 끌던 기업이 최종적으로 탈락 통보를 해오면서 그 사이에 수입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시작한 에이전트 생활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거든요.
덕분에 '15번 기본 생활이 되는 수입'을 확보하고 시작할 수 있는 행운을 잡았습니다. '14번 이동시간'은 지금도 매우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일어나자마자 집에서 일하기 시작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업무 미팅도 강북과 강남을 몰아 잡곤 합니다. 주로 고객사에서 일하고 별도의 회의 공간이 필요하면 위워크 서울스퀘어를 쓰고 있습니다.
'13번 퍼스널 브랜드'는 솔직히 제 자신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외에 '잘나보이는 척'과 '있어보이는 척'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제가 아는 만큼만 말하고 주제 파악하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에서 활동하는 잘난 척, 있는 척하는 '척척박사'들의 실제 모습들이 너무 적나라하게 귀에 들어오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격이 없는 모습이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꽤나 오해 받으며 살고 있더라고요.
'12번 사람이 자원이다'는 제가 정말 몸소 경험합니다. 기업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홀로서기를 해보면 정말 왠갖 사람들이 다 '이래보자', '저래보자' 하는데요. 그 중에 진짜를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는 다행히 대학시절과 직장생활에서 만난 분들이 큰 힘이 되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객으로 만났던 분들이 새로운 곳에 가셔서 연락주시면 그렇게 감사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11번 생존이 급할 땐 아무일이나'는 공짜로 일하더라도 좋은 커넥션을 만들고 경험을 쌓으라는 의미로 쓰신 내용입니다. 맞습니다. 저도 호의로 일해드린 곳이 지금은 정식으로 계약한 고객사가 되었습니다. '10번 아무나 협업하지 마라' 휴~ 저도 약 1년간 시간 낭비, 돈 낭비를 했었죠. 반성합니다.
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어떤 분이 '그래도 타고난 에이전트로서의 역량은 인정'한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9번 노력과 태도' 관련해서 한마디 거들 수 있는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을'로 사는 것이 뭐가 그렇게 좋을까 싶으면서도 요즘 '을'질도 잘하면 좋습니다. 노력과 태도가 갖춰졌을 때 '5번 받는 것보다 더 줘라'와 '3번 가격보다 퀄리티로 승부'가 됩니다.
'8번 돈 받고 하는 일만 하지 마라'와 '6번 원하는 보다 불러주는 일에 집중해라'는 뭔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불러주는 일 중에는 당장 돈이 안되는 일이 많거든요. 처음에는 불러주면 무조건 가서 했습니다. 제 이전 레터 '나답레터 #03. 여러분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으신가요?'에 썼던 영화 <강철중: 공공의 적 1-1> 사례처럼 신통한 사람은 불러주는 일을 완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다가 조금씩 요령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예산이 없거나 적은 비용으로 부탁하면 거절하기 시작한 것이죠. 그랬더니 마음이 좀 불편합니다. 제가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의 말씀인 '아무것도 요구하지 말고 아무것도 거절하지 말라'와 다른 삶이잖아요. 올해는 되도록이면 다 소화해보려고 합니다아..............
'7번 단체/조직 생활 잘하라'는 누구나 혼자 일할 수는 없는 것이니 어떤 성질의 조직에서든지 잘 생활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맞습니다. 업무적으로 결정된 네트워크이던 사교 모임이던 리더나 팔로워로 잘 살아야 합니다.
'4번 투자해라'는 장비, 외모에 대한 투자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네, 저 다이어트 시작했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일하는 놈이 몸매가 그게 뭐냐'고 그래서요. 수용!
'2번 좋은 외주사, 프리랜서 고용'은 자신있습니다. 일에 대한 높은 수준의 완성도에 집착하는 좋은 사람들과 일하고 있습니다.
'1번 버텨라' 역시 공감합니다. 만3년 정도가 지나고 나니 주변에서 소개가 들어옵니다. 소개는 일하면서 만나 사람들은 잘해주지만 기존에 저를 알던 사람들은 꽤 냉정하게 저를 보는 것 같습니다. '맨날 이직하던 놈 언제까지 저거 하나 보자'라는 눈길이 팍팍 꽂히거든요. '어라 잘하고 있나보네'까지 3년 걸립니다.
마피디는 마지막으로 '몰입과 명상을 매일 하라'고 했는데요, 꼭 필요합니다. 홀로서기를 하면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어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때 외면하지 말고 깊이 생각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저도 요즘 '책을 읽어야 한다'는 제 마음의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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