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시킨다'고 하면 종종 이런 질문을 듣습니다. '아빠가 못이룬 꿈을 아들을 통해 이루려는거냐'고요. 제가 어릴 적에 축구를 몹시 잘하여 '호기우도'라는 별명을 갖고 있긴 했지만(지금은 몸매가 호돈신입니다), 한번도 진짜 축구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축구선수가 되지 못했다는 것은 언제나 아쉬운 것은 맞고요.
아빠가 축구를 좀 했으면 아들은 괴롭습니다. 축구하는 동안 옆에서 이래라저래라 잔소리가 심하고 맨날 그것밖에 못하느냐고 화내고 그러거든요. 특히 1,2학년 아빠들이 심하고요, 3,4학년이 되면 좀 줄어들고요, 5학년까지도 그러면 옆에서 '그러지마라!' 꼭 얘기해줘야 합니다. 실력이 성장하는데 아무 도움도 안되거든요. 그리고 보통 5학년 되면 아빠보다 축구 잘합니다. '나보다 실력도 없으면서...'라는 소리 듣기 싫으면 ㅋㅋㅋ
저도... 그랬습니다. 지금은... '동기부여' 전문가 수준으로 민바페에게 도움이 될만한 얘길 합니다.
저는 아들과 아들이 속한 팀의 실력과 수준을 충분히 알기 때문에 '욕심'을 내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난 대회는 달랐습니다. 8월말 강원도 고성에서 열린 대회에 2박3일 다녀왔는데요. '우승'과 '우승주역'이 되길 바랬거든요. 아마도 이번 대회에 걸린 '해외훈련 및 해외팀과 시합'이라는 인센티브와 민바페 이전 팀의 감독, 코치 앞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민바페가 장염에 걸렸습니다. 출발하기 전부터 아프기 시작하더니 대회 기간 동안 내내 아팠습니다. 마음이 안좋더라고요. 간만에 욕심을 내봤는데, 안되는구나... 우리팀은 우승을 했고, 민바페는 그라운드를 오래 밟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무엇인가를 배웠죠. 배움은 꼭 이렇게 힘들게 옵니다.
저는 거의 '욕심'을 내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욕심을 내는 사람들 중에 (아래 그림처럼) '지랄하고 자빠진' 사람들을 너무 봤기 때문입니다. 욕심을 내면 무리를 하고 무리를 하면 다른 사람이 희생하게 됩니다. 그런 것을 '유능하다'고 '착각'하는 사람들 속에서는 공유하고, 합의하고, 선하고, 유능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자리가 좁아집니다. 그런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봤고 그런 회사들을 수 없이 떠나왔습니다. 저의 재능과 시간이 아까워서요. 그런 곳에서 저를 증명하느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는 것이 더 낫습니다.
아래는 제 고객사의 경쟁사에서 '악의적인 거짓말'을 한 뒤 그들의 유치함에 치를 떨며 사건을 수습하다가 문득 화가 치밀어 올라 적어 내려간 글 입니다. 그들이 불필요한 욕심을 냈고, 그것에 제 방식대로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은혜는 못 갚아도 원수는 갚으니까요.
홍보대행사를 운영하면서도 고객 욕심이 없습니다. 이번주에도 소개 받은 기업과 상담을 하는데 다른 홍보대행사에 대해 묻길래 '너무 잘한다, 그 팀과 일하셔도 좋을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지금 하는 일의 한계를 알기 때문에 돈을 더 벌고 싶지도 않습니다. 사람에 대한 욕심도 없습니다. 바이브가 맞으면 언제든지 서로를 끌어당길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지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을 더 안다고 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TO BE SOMEONE or TO DO SOMETHING
가장 욕심내지 말아야할 것은 '자리'입니다.
'임원이 되고 싶다', '팀장이 되고 싶다', '회장이 되고 싶다' 등 뭔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욕심쟁이'입니다. 무엇인가가 되고 싶고 그렇게 자신이 특별해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들 불편하거든요. 자리에 의지해 자신을 증명하는 것은 불편한 일이 맞습니다.
항상 '무슨 일'을 할지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자리'는 그 일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니까요. '욕심'과 '욕심'이 충돌하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기술에 익숙한 사람을 이기는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15년간의 직장생활을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2019년 8월부터 지금까지 홍보대행사 '호기PR'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5년간 열번의 퇴사를 경험하고 커리어 에세이 <호기로운퇴사생활>을 출간했습니다. '프로이직러'라고 불리던 사람이 지난 4년간 스타트업 기업의 홍보를 담당하는 열혈 홍보인으로 변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