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우매우매우 검소한 사람인데요, 연말연초에 이래저래 필요한 곳에 의도적으로 만족스러운 소비를 좀 했더니 매우 곤궁한 상태입니다.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일을 더 해야하는데 혼자 일하는터라 더이상 일을 늘릴 수는 없고요. 어쩌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호진님의 30개 질문에 답해보고 싶었는데요. 적어 내려가지는 못하고 주르륵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곱씹어 봤습니다. 그리고 자극을 받아 현재 올해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 50개를 적어내려가고 있습니다. ‘하고 싶다’, ‘갖고 싶다’, ‘되고 싶다’ 세 섹션으로 나눠 적어 내려가고 있는데요. 꽤 재밌습니다!
지난 주 상혁님의 나답레터 ‘관계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4가지 방법’을 읽으면서도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업의 울타리 안에 있을 때도 ‘못난 인간’ 참 많이 봤는데요. 야생에 나와 1인 홍보대행사를 하며 만난 사람들 중에는 몇 배 더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들이 있었거든요. 나름 상혁님의 4가지 방법을 삶 속에서 실천하며 단단해졌다고는 하지만… 끝없이 수련해야 합니다.
오늘은 가볍게 저에게 좋은 영향을 준 영화와 드라마 몇 편을 소개드려고요.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하는지에 대해서 아직 무엇인가를 다 이루지는 못했지만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Team DAY1은 여러분의 새로운 시작과 성장을 돕는 페이스 메이커 그룹입니다.
매주 화요일 오전 8시 '나답레터'를 통해 발견, 정의, 실행, 달성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들려 드리고 있습니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이번 호에서는 영화만 소개해요!
1. 영화 ‘머니볼’(2011)
실화가 주는 감동은 더 크게 다가오잖아요. ‘머니볼’은 메이저 리그 연봉 총액 최하위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너무너무 많고, 좋아하는 포인트도 각자 다 다르실 것 같습니다. 저는 타고난 협상가인 ‘빌리 빈’이 화려한 말빨로 성사 단계까지 끌어간 선수 트레이드를 누군가가 저지하자 그를 찾아가 이것저것 물어보고는 선수대신 그 통계 전문가를 부단장으로 스카웃하고 ‘세이버 메트릭스’를 과감하게 도입하고, 정착하고, 성공하는 과정이 좋았습니다. 새로운 기술이나 관점은 받아들이기도 어렵지만 그것을 소화해 성공하기는 더 어렵잖아요.
저는 빌리 빈이 트레이드를 성공하지 못하고 사무실에 나와 바로 ‘피터 브랜드’를 찾아가 나누는 대화 장면이 너무 좋습니다.
“Who are you? I don’t give a rat’s ass what your name is….”
빌리 빈은 계속 질문하며 원하는 답을 찾아 갑니다.
피터 브랜드의 인사이트.
“팀 운영자들은 선수를 사는 일만 신경 쓰죠. 중요한 건 선수가 아닌 승리를 사는 거에요”
2. 영화 탑건: 매버릭(2022)
저는 이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극장에서 2회, 집에서 5회 정도 봤습니다. 제가 7살때인 1986년에 개봉한 영화 탑건의 무려 36년만의 속편입니다. 36년의 공백을 상상하기에 충분한 시나리오와 여전히 멋진 톰 아저씨, 또 보고 싶네요.
매버릭이 여차저차 탑건으로 돌아옵니다. 특수 임무를 띤 조종사들을 가르치는 교관으로 온 것인데요. 의기양양한 젊은 탑건들을 하나하나 발라주면서 그들이 살아 돌아오도록 가르칩니다. 젊은 탑건들은 누구하나 훈련을 성공하지 못하죠. (자신만만한 어린 애들 발라주는 장면은 저 같은 아재들에게 상당한 쾌감을 줍니다 ㅋㅋㅋㅋ)
훈련 중 사고와 전우 ‘구스’의 아들 ‘루스터’와의 불화, 라이벌이자 절친인 아이스맨의 죽음 등이 겹쳐 매버릭은 교관직을 박탈 당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교관이 젊은 탑건들이 수행가능한 방식의 작전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그 작전으로 실전에 들어가면 모두 직감합니다. 그때 매버릭이 무단으로 비행을 시작합니다. 자신이 세운 ‘살아 돌아올 수 있는 작전’을 직접 보여주는 장면이죠. 짜릿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이 영화의 매력은 노장이 역량을 ‘직접 보여준다’는 것도 있지만 성공을 위한 여러 조건들이 있음을 알려준다는 점도 있습니다. 미국 해군항공군 사령관 사이클론은 무단 비행을 한 매버릭을 군법회의에 넘기는 대신 본 작전에 투입하기로 합니다. 자신의 군 경력을 걸고 매버릭을 중용하는 것이죠.
저에게도 감사했던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직장에서 귀여워해주고 응원해주던 분들이 후루룩 지나가네요. 제 책 때문에 제 주위에는 이상한 애들만 있었겠다 싶지만 좋은 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3. 노량: 죽음의 바다 (2023)
이순신은 언제나 옳습니다.
이 영화는 ‘성공의 정의’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줍니다.
임진왜란이 7년째 계속되던 중 왜군의 수장이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조선에서 철군 명령이 떨어집니다. 조선에서 왜군이 물어가려고 하자 명나라는 물론 모두들 전쟁이 끝났다며 빨리 마무리하고 싶어하죠. 하지만 이순신 장군은 다릅니다. 이렇게 전쟁이 종식되면 왜가 다시 쳐들어올 것을 내다보았기 때문입니다.
"절대 이렇게 전쟁을 끝내서는 안 된다"
이순신 장군의 혜안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영화에서 “열도 끝까지라도 쫓아서 기여이 완전한 항복을 받아 내야한다”라는 말씀을 하셨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의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그 분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단편적으로 7년간 우리나라를 괴롭힌 일본놈들을 응징한다는 차원에서 노량에서 대전을 벌인 것이라 생각하면 안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다시는 조선을 넘보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도 맞지만 이순신 장군의 승리는 그것에 그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영화 3부작을 만든 김한민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이순신 장군은 전쟁에서 이기는 것을 추구했고 ‘항복 의식’을 받아내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쓰마번’은 살아남았고 메이지 유신 이후 다시 일본은 조선 침략을 시작합니다. 결정적으로 에도 막부를 무너뜨린 삿쵸동맹을 ‘사카모토 료마’가 이끌어 내잖아요. ‘료마가 간다’ 드라마를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요, 우리 입장에서 존경할만한 인물은 아닌 것으로…
여튼 전쟁에서 이기고 승전국이 그러하든 패전국 일본을 통치했더라면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 같네요. 지금은 친일의 시대이고 저는 이순신 장군이 아니니 상상력은 이 정도로만 발휘하죠.
15년간의 직장생활을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2019년 8월부터 지금까지 홍보대행사 '호기PR'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5년간 열번의 퇴사를 경험하고 커리어 에세이 <호기로운퇴사생활>을 출간했습니다. '프로이직러'라고 불리던 사람이 지난 4년간 스타트업 기업의 홍보를 담당하는 열혈 홍보인으로 변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