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마지막 퇴사를 하고 홀로서기를 하며 스타트업 전문 홍보 에이전트로 활동한지 벌써 4년이 넘었습니다. 매년 번아웃이 오는데요, 항상 7월과 12월에 오더라고요. 번아웃은 물리적인 업무의 양과 심리적인 업무 스트레스가 겹치면 오곤 합니다. 더군다나 저는 고객사의 상황에 매우 몰입하는 스타일이라 스트레스 강도가 높은 편이거든요. 번아웃을 피하기 위해 조금 더 일과 생활을 돌봐야할 것 같습니다.
Team DAY1은 여러분의 새로운 시작과 성장을 돕는 페이스 메이커 그룹입니다.
매주 화요일 오전 8시 '나답레터'를 통해 발견, 정의, 실행, 달성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들려 드리고 있습니다.
영화 <서울의 봄> 보셨나요?
저는 개봉 초기에 혼자 가서 보고 지난 주말 아내와 아들과 함께 다시 봤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저와 비슷한 감정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만든 영화인데도 '다른 결말'을 기도하게 되는 영화잖아요.
처음 봤을 때 영화를 보는 내내 한숨을 쉬며 입에서는 계속 욕이 나왔습니다. 다시보니 눈물이 났습니다. 그리고 '아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했습니다.
영화를 보는 도중에 아들이 물었습니다.
"아빠, 누가 우리편이야?"
"응? ...정우성이 우리편이야"
사실 '이기는 편이 우리편이야'라는 농담을 던지고 싶었지만 순간 멈칫했습니다. 진짜 아들이 그렇게 생각해버리면 큰일이니까요. 제가 <나답레터>에서 담당하고 있는 '달성'의 관점에서는 이기려고 했으면 이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아니잖아요.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성은 결과보다 달성하기 위한 올바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전 친구와 나눈 대화가 하나 생각났습니다. 그 친구가 '왜 더 못된 사람들이 성공하는지' 누군가에게 물어봤는데 그 분이 이렇게 답변했다더군요.
"성공하는데 착하고 못되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성공하려는 의지가 중요한데,
대체적으로 못된 애들이 어떻게든 성공하려고 하기 때문에 성공한다"
20대 초반 저는 자기계발서 매니아였는데요. 온갖 자기계발서를 읽다가 보면 결국 저 책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나폴레온 힐의 'Think and Grow Rich'입니다. 저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언급된 것을 보고 찾아 읽어봤습니다.
자기계발서를 읽고나면 뭔가 붕~~~~ 하는 느낌이 들면서 의욕이 상승하곤 하는데요. 그렇다고 내일 아침에 바로 뭔가 변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명확할 수록 좋은 목표와 꾸준한 실천이 중요하죠. 자기계발서는 성경이 아닙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지혜를 심어주지는 않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메시지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와야 한다'거나 성공한 이후에 '사회적인 가치를 돌보는 일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있고 성공의 가장 큰 원동력은 '돈이 아닌 사랑'이라는 말도 있고 '몰입의 중요성' 등도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핵심 메시지는 아니죠. 그래서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에는 유교 경전을 곱씹는 수준의 되뇌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번 뉴스레터는 뭔가 자꾸 위험하게 가네여...)
영화 '더 킹'에서 정우성 배우는 또 한가지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대사를 칩니다. 부장 검사 정우성은 신임 검사 조인성이 술자리에서 뻣뻣하게 굴자 한마디 합니다.
"여기 어떻게 왔는데, 지방으로 뺑뺑이 돌거야?
변호사 간판 내고 이혼 소송할래? 법률 서비스 그딴 거 할 거야?
서비스업 하려고 고생했어, 너?
역사적으로 흘러가듯 가!
내가 또 역사강의 해야 돼?
그냥 권력 옆에 있어, 자존심 버려, 잡으라고!
그거 놓치거나 싸워서 잘된 사람 없어.
우리나라 역사에 그런 사람 없어.
누가 있어? 이름 대 봐.
친일파며 그딴 놈들 어때?
다 재벌이고 장차관 하고 우리나라 탑이야.
독립군들?
한 달 60만원 연금 없으면 밥 굶고 살아.
아우, 촌스러운 새끼 진짜.
아니 요즘도 저렇게 철없는 새끼가 다 있나?
요즘 애들은 왜 역사 공부를 안 하니?
배워야지 역사를!"
역사를 배운 저는 아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합니까 ;;;
저도 홍보 에이전트로 살면서 '권력과 돈 있으면 형'이라고 부르는데요, 저 잘못된 것인가요???
복잡한 마음이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서울의 봄>을 보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옳은 목표를 세우고 그른 것에 분개할 수 있어야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부디 그 과정에서 의인의 희생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15년간의 직장생활을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2019년 8월부터 지금까지 홍보대행사 '호기PR'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5년간 열번의 퇴사를 경험하고 커리어 에세이 <호기로운퇴사생활>을 출간했습니다. '프로이직러'라고 불리던 사람이 지난 4년간 스타트업 기업의 홍보를 담당하는 열혈 홍보인으로 변신했습니다.